지난 10년간 암호화폐 시장의 랠리를 이끌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 주식으로 이동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성업체 윈터뮤트가 JP모건 체이스 데이터를 인용해 발표한 최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2024년 말부터 꾸준히 주식 시장으로 이동했으며, 특히 지난해 10월 암호화폐 시장 폭락 이후 이러한 추세가 급격히 가속화됐다.
지난 10월 암호화폐 시장 폭락 사태로 160만명 이상의 투자자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피해 규모는 190억달러(약 27조3600억원)를 넘어섰다. 이 중 70억달러(약 10조800억원)는 한 시간도 안 돼 증발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점이었던 약 12만6000달러에서 절반 수준인 6만6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반면, 주식 시장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예브게니 개보이 윈터뮤트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과도한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는 암호화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 암호화폐는 개인들이 투자하고 투기할 수 있는 여러 위험자산 중 하나로 위상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데이터는 이러한 자금 이동을 뒷받침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약 30억달러(약 4조32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반면 같은 기간 금 테마 ETF 등에는 200억달러(약 28조8000억원)가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 판테라 캐피털의 코스모 장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으로도 분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 은, 퀀텀 컴퓨팅 등 최근 주목받는 테마형 ETF로 자금이 몰리는 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매력 감소에는 구조적인 원인도 존재한다. 과거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던 높은 변동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윈터뮤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실현 변동성을 나스닥 지수와 비교한 비율은 2025년 상반기 들어 2배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분석 도구의 발달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분석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명확한 가치평가 모델이 부족하고 투자 대상이 계속 늘어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러한 우위를 느끼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산업이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가치, 즉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모 장 매니저는 "실질적인 펀더멘털을 갖춘 상품을 만들고 토큰을 출시하는 것이 업계가 나아갈 유일하고 지속 가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