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대가로 생전에 재산을 물려받았다면, 다른 상속인들이 제기하는 유류분 반환 소송에서 해당 재산을 지킬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11일 A씨 등 4명이 F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F씨는 망인과 장기간 함께 살며 병원비와 간병비를 부담하는 등 특별히 부양했다. F씨는 이를 근거로 생전에 증여받은 아파트 2채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 2심은 기여분을 유류분에 준용하는 규정이 없는 구 민법 조항을 적용했다. 재판부는 F씨가 증여받은 재산을 특별수익으로 보고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포함해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기여상속인의 보상적 증여 재산을 유류분 반환 대상으로 삼는 구 민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2026년 3월 민법이 개정돼 부양이나 재산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대가로 받은 증여는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헌재 결정의 소급효에 주목했다. 개정 민법 부칙은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부터 소급 적용되지만, 이 사건처럼 헌재 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도 소급효가 미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의 상속은 2020년 11월 개시됐다.
대법원은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며 "구법 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파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F씨가 증여받은 재산이 실제 부양의 대가인지 등을 다시 심리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