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 중국이 이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주권 국가의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살해하고 정권 교체를 단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중동을 "심연"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1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발생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월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축출을 시도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정권 교체 시도가 미중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 사태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세계 최대 항공 허브인 두바이 국제공항이 피격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은 해상 수입 원유의 13.4%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부동산 시장 붕괴와 소비 부진을 겪는 자국 경제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미국의 명분 없는 무력 침공 행위"로 규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아시아그룹의 조지 첸 파트너는 "시 주석이 어떻게 정상적인 기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할 수 있겠느냐"며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방중 성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제레미 챈 선임 분석가 역시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더욱 낮아져야 한다"면서도 "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압박을 이용해 원유 공급이 조속히 재개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이 이란을 위해 미국과 직접적인 충돌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팀슨 센터의 윤 선 중국 프로그램 국장은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와 1년간의 무역 휴전을 유지하는 등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순간에 이란을 지지하기 위해 미국과 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