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미니 안식년, 성인 갭이어, 마이크로 은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장기 직장 휴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주말 여행이나 2주 휴가를 넘어 수개월간 직장을 떠나 정신적·육체적·영적 재충전을 추구하는 움직임이다.
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의 키라 슈라브람 조교수는 "유럽연합에서는 법으로 최소 연간 20일의 유급휴가가 보장되지만, 미국의 휴식에 대한 태도는 유럽과 다르다"고 말했다.
슈라브람 교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디제이 디돈나 수석 강사가 설립한 '안식년 프로젝트'에 7년 전 합류해 안식년 연구를 이어왔다.
연구팀은 비학계 직종에서 장기 휴식을 취한 미국 전문직 종사자 50명을 인터뷰한 결과 세 가지 유형의 안식년을 확인했다. 열정 프로젝트를 추구하는 '워킹 홀리데이형', 모험과 휴식을 결합한 '프리 다이브형', 번아웃 상태에서 벗어나 인생 전환을 모색하는 '탐색형'이다.
인터뷰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은 스스로 비용을 부담했다. 슈라브람 교수는 "고용주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반대한다"며 "안식년에 관심 있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한 코치와 멘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로시다 도위는 2018년 캘리포니아에서 기업 변호사로 일하다 39세에 해고됐다. 그는 곧바로 새 직장을 구하는 대신 1년간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도위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서" 온라인 커리어 브레이크 코치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약국 기술자 스테파니 페리와 함께 흑인 여성들이 안식년이나 해외 이주에 대해 논의하는 가상 컨퍼런스 '엑소더스 서밋'을 공동 설립했다.
페리는 2014년 브라질 휴가 중 호스텔에서 며칠이 아닌 몇 달간 여행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는 하루 40달러(약 5만5000원)로 예산 여행을 실현하는 사람들을 찾아냈다.
"그전까지는 장기 여행자들이 모두 신탁 기금 상속자라고 생각했다"고 페리는 말했다.
비용은 휴식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이다. 페리는 "하우스시팅이 내가 적게 일하고 많이 여행할 수 있는 이유"라며 창의적인 해결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애슐리 그레이엄은 워싱턴DC의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다 휴식을 취하며 무료로 머물 수 있는 친구들을 방문하는 로드트립을 계획했다.
"과거 삶과 연결되는 좋은 방법이었다"고 그레이엄은 말했다. 그는 이후 안식년 여행 중 사랑하게 된 뉴올리언스로 이주했다.
워싱턴주 밴쿠버 소재 공인 재무설계사 테일러 앤더슨은 안식년을 위한 저축이 은퇴 저축과 같은 원칙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돈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로는 들이쉬고 때로는 내쉬는 것"이라며 "종종 사람들은 저축을 해놨지만 쓰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앤더슨은 말했다.
예술가 에릭 루위처와 애니 갤빈은 2018년 샌프란시스코 갤러리를 직원 두 명에게 맡기고 프랑스와 아일랜드에서 여름을 보냈다.
"일중독자이자 통제광"이었다고 자신을 묘사한 루위처는 "무척 두려웠다"며 "신뢰에 대한 엄청난 훈련이었다"고 회상했다.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온 루위처는 도시를 다르게 보게 됐다. 그는 자신의 삶이 일에 치우치고 자연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적었다고 느꼈다.
이러한 관점 변화는 부부가 시에라네바다에 주말 주택을 구입하게 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 갤러리를 폐쇄하면서 그곳이 전업 거주지가 됐다.
"모두 기꺼이 도전하려는 의지로 귀결된다"고 루위처는 말했다.
그레고리 두 보이스는 대학 시절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스키를 즐기며 휴식을 취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IT 경력 내내 미니 안식년을 가졌다.
새 직장을 구할 때마다 장기 휴가를 협상했고, 최고의 성과를 내려면 재충전 휴식이 필요하다고 관리자들에게 설명했다.
기술 업계에서 은퇴하고 애리조나주 세도나에서 라이프 코치로 일하는 두 보이스는 "거의 안식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삶의 방식이 됐다"며 "나에게는 영적 재생"이라고 말했다.
한편 슈라브람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고문에서 안식년을 인재 채용·유지·육성 도구로 활용할 것을 고용주들에게 제안했다. 유급 장기 휴가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더 많은 기업이 가치 있는 직원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의 유급 또는 무급 휴가를 허용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