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4월 총선을 앞두고 "헝가리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러시아가 아니라 유럽연합(EU)"이라고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지지자들을 향한 연설에서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동쪽이 아니라 브뤼셀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푸틴에 대한 공포 조장은 원시적이고 진지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브뤼셀은 명백한 현실이자 임박한 위험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오르반 총리는 EU를 40년 이상 헝가리를 지배했던 억압적 소련 체제에 비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많은 유럽 지도자들의 믿음을 일축한 것이다.

4월 12일 총선까지 8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오르반 총리와 그의 피데스당은 2010년 재집권 이후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부분의 독립 여론조사는 중도우파 티사당과 그 당수 페테르 마자르가 피데스를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피데스가 패배하면 EU가 헝가리인들을 인접국 우크라이나에서 죽게 만들 것이라는 근거 없는 전제로 선거 운동을 벌여왔다.

오르반 총리는 15일 연설에서 석유 사업과 은행권, 브뤼셀 엘리트가 "헝가리에서 정부를 구성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헝가리에는 브뤼셀의 요구에 절대 거부하지 않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익을 얻고 야당과 공모해 자신을 선거에서 패배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는 티사당을 EU가 자신의 정부를 전복하고 외세에 봉사하도록 만든 꼭두각시로 묘사해 왔다. 티사당은 이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마자르 당수는 서방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며 국가를 보다 민주적인 방향으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오르반 총리는 러시아가 4년 전 대규모 침공을 시작한 이후 키이우에 대한 군사·재정 지원에 확고히 반대해 왔다. 그는 모스크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파트너들을 전쟁광으로 묘사하며 대결적 자세를 취해 왔다.

지난해 12월 그는 수만 명의 러시아군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쏟아져 들어왔을 때 "누가 누구를 공격했는지 불분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

헝가리 정부는 오랫동안 EU와 불화를 겪어왔다. EU는 오르반 총리가 민주적 제도를 해체하고 사법 독립성을 침해했으며 광범위한 부패를 감독했다는 우려로 부다페스트에 대한 수십억 유로의 자금을 동결했다.

이에 대응해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과 같은 핵심 정책에 거부권 행사를 위협하며 EU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역할을 해왔다.

오르ban 총리는 선거에서 5연속 다수 승리를 거두면 헝가리의 주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개체들을 제거하는 목표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덕분에 "가짜 비정부기구와 매수된 언론인, 판사, 정치인"을 추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오르반 총리는 "미국의 새 대통령은 자유주의자들의 글로벌 비즈니스, 미디어, 정치 네트워크에 반기를 들어 우리의 기회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먼 길을 갈 수 있으며 헝가리의 주권을 제한하는 외세와 그 대리인들을 헝가리에서 추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브뤼셀의 억압 기구는 여전히 헝가리에서 작동하고 있다"며 "4월 이후 이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