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가 핵무기 확산과 건강 위협이라는 예기치 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채굴되는 코발트 광석에 상당량의 우라늄이 섞여 수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콩고에서 수출된 코발트에 포함된 우라늄은 핵무기 600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에 달한다.

이는 심각한 핵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통제 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우라늄 함유 코발트 광석이 테러 단체 등 범죄 조직의 손에 들어가거나, 국제 규제를 피하는 비밀 공급망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처음에는 미미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막대한 양의 우라늄이 축적될 수 있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산 우려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콩고산 코발트 대부분이 세계 최대 코발트 처리국이자 핵보유국인 중국으로 향한다는 점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 핀란드의 한 정련소에서 코발트 수산화물로부터 우라늄을 추출한 사례가 있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막대한 양의 코발트 광석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우라늄을 따로 추출해 자국의 핵 프로그램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광산 노동자와 지역 주민의 건강 피해도 심각한 문제다. 장기간 저선량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방사성 물질이 내뿜는 라돈 가스를 흡입할 경우 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콩고 구리 벨트 지역의 주도인 루붐바시에서 2020년 실시된 한 연구에서는, 광산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둔 신생아의 선천적 장애 확률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광산 기업들은 이미 우라늄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세계적인 광산업체 글렌코어는 2018년 우라늄 문제로 5개월간 코발트 수출을 중단하고 광석에서 우라늄을 제거하는 공정을 도입해야 했다. 유라시안 리소시스 그룹(ERG) 역시 비슷한 시기에 우라늄 제거 시스템을 추가했다.

반면 중국계 기업인 CMOC가 소유한 텐케 풍구루메 광산은 우라늄 수치가 법적 기준치를 반복적으로 초과했다는 내부 문서가 공개됐음에도, 우라늄 제거 공정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MOC 측은 "우라늄 수치가 관련 기준치 미만"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콩고 정부는 국경을 나서는 트럭에 방사선 탐지기를 설치하기 위해 해외 자금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콩고 원자력안전청(CNPRI) 관계자는 "국경의 취약성 때문에 방사성 물질 밀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중대한 국제 안보 위협"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현재 비핵 목적으로 수출되는 저준위 우라늄 함유 광석에 대해서는 보고 의무를 부과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AEA는 콩고가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2009년 내부 메모에서 이미 해당 지역의 우라늄 밀수출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