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중국과 러시아 등 안보 우려국의 반도체 제품 및 서비스 조달을 전면 금지하는 연방조달규정(FAR) 개정안을 추진한다.
연방조달정책실(OFPP)과 국방부(DoD), 일반조달청(GSA), 항공우주국(NASA)으로 구성된 연방조달규정위원회(FAR Council)는 17일 연방관보를 통해 2023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제5949조 이행을 위한 FAR 개정 규칙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7년 12월 23일부터 연방정부 기관은 중국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와 CXMT(ChangXin Memory Technologies), YMTC(Yangtze Memory Technologies Corp) 등이 설계·생산·제공한 반도체 제품 및 서비스 조달이 금지된다.
또한 국방장관이나 상무장관이 "반도체 우려국 정부가 소유·통제하거나 연결된 실체"로 결정한 기업의 반도체 제품과 서비스도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금지 대상 반도체 우려국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등 4개국이다. 상무장관은 국방·국무장관 및 국가정보국장과 협의해 미국 안보나 외교정책에 해로운 행위를 하는 국가를 추가 지정할 수 있다.
규정은 전자제품 또는 전자 서비스에 포함된 우려 반도체 제품·서비스 조달을 금지한다. 아울러 중요 시스템에 사용되는 전자제품이 우려 반도체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금지된다.
다만 2027년 12월 23일 이전에 취득한 기존 장비·시스템·서비스에 내장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거·교체할 의무는 없다. 대체 공급원이 없는 상용 제품·서비스는 2028년 12월 23일까지 예외가 인정된다.
개정안은 입찰 기업에 합리적 조사 의무를 부과한다. 기업은 정부 입찰 제출 전 자사가 제공하는 전자제품이나 서비스에 우려 반도체 제품이 포함됐는지 조사해야 한다.
조사 결과 우려 반도체 제품이 발견되면 제조업체, 위험성, 대안 가능성 등 관련 정보를 입찰서와 함께 공개해야 한다.
계약 수행 중 우려 반도체 제품 포함 사실을 발견하거나 의심되는 경우 계약업체는 72시간 내에 계약담당관에게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72시간 보고 기한은 국가안보 위협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이버 사고 보고 등 유사 규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우려 실체로 지정된 계약업체가 공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작업이나 시정 조치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반면 타 업체가 제조·조립한 전자제품의 우려 반도체 포함 사실을 적시에 보고한 계약업체는 민사 책임이 면제된다. 자체 제조·조립 제품의 경우에도 우려 반도체를 식별·제거하려는 포괄적이고 문서화 가능한 노력을 입증하면 면책된다.
규정은 상용 제품 및 정보기술(IT)·통신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제품·서비스 조달에 적용된다. 소액구매 기준 이하 계약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다만 상용 서비스 조달의 경우 IT 서비스 및 통신 서비스를 제외하면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계약 수행에 부수적인 전자 서비스도 예외로 인정된다.
기관장은 상무장관과 협의해 준수 제품을 미국 시장 가격으로 조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국방장관이나 국가정보국장과 협의해 미국의 중요 국가안보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최대 2년간 면제를 부여할 수 있다.
국방장관, 국가정보국장, 상무장관, 국토안보장관, 에너지장관도 중요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모든 연방기관에 대해 면제를 제공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규정의 연간 비용을 10년간 총 18억5900만달러로 추산했다. 초년도 비용은 5억3000만달러, 이후 연간 1억4700만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부문 비용은 10년간 17억9800만달러로 추산됐다. 초년도 4억8900만달러, 이후 연간 1억4500만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는 규정 숙지, 합리적 조사, 공급망 업데이트, 정부 공개, 비연방 고객 통지 등이 주요 비용 항목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소기업의 경우 초년도 총 3억5236만달러, 이후 2년간 연 1억1001만달러, 그 이후 연 1억819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 측 비용은 10년간 총 6060만달러로 예상된다. 초년도 4090만달러, 이후 연간 200만달러 수준이다.
FAR 위원회는 "반도체는 미국 경제 및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며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적대 세력이 하드웨어 백도어, 악성 펌웨어, 악성 소프트웨어를 삽입할 기회가 많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반도체는 미국 핵심 인프라의 주요 구성 요소이자 군사 응용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므로 생산 과정에서 위협 요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4월 20일까지 공개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의견은 연방규정 포털(regulations.gov)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