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과 국영기업 등을 대거 '중국 군사기업'으로 지정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국방부 부장관은 이날 연방관보를 통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을 비롯해 드론 제조사 DJI, 전기차 업체 BYD, 배터리 제조사 CATL 등을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추가했다.

이번 지정은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1260H조에 따른 것이다. 국방부 장관은 2030년 12월 31일까지 매년 중국 군사기업을 식별해 명단을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다.

국방부는 이들 기업이 중국 정부의 군사 계획 체계와 연계돼 있거나 군민융합 정책에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 공업정보화부(MIIT), 인민해방군(PLA) 등과 직간접적으로 제휴 관계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요 지정 대상 기업으로는 360 시큐리티, 항저우 하이크비전, 화웨이, 인스퍼, 센스타임, 유투 등 인공지능(AI)·보안 기술 기업들이 포함됐다. 드론 분야에서는 DJI와 오텔 로보틱스가,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는 BYD, CATL, EVE에너지, CALB 등이 명단에 올랐다.

국영기업으로는 중국항공공업집단(AVIC), 중국항천과공집단(CASIC), 중국조선집단(CSSC), 중국원양해운그룹(COSCO), 중국이동통신그룹(차이나모바일), 중국전신그룹(차이나텔레콤), 중국연합통신그룹(차이나유니콤) 등 대형 국유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신국제집적회로제조(SMIC)가,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는 BGI그룹과 노보진이 지정됐다.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TP링크와 태양광 업체 JA솔라, 트리나솔라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방부는 "이들 기업은 중국 정부로부터 '작은 거인(Little Giant)'이나 '단일 챔피언(Single Champion)' 등으로 지정받아 과학기술 분야에서 지원을 받았다"며 "중국 군사 산업 계획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 기업은 군민융합 기업 구역에 거주하거나 제휴 관계에 있으며, 군사 생산 허가를 받은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안후이 선크리에이트 일렉트로닉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 등 12개 기업은 지난 1월 7일 발표된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은 국방부에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재검토 요청서에는 기업명과 주소, 대표자 정보, 명단에서 제외돼야 하는 상세한 이유와 증거 자료 등을 포함해야 한다.

국방부는 "재검토 요청이나 1260H 명단 관련 문의사항은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제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 군사기업으로 지정된 기업들과 협력 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공급망 재편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