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약 650만명이 산사태 위험 지역에 거주하며, 이들의 위험도를 건물 단위로 분석한 전국 데이터베이스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어스 퓨처'(Earth's Future)에 미국 전역 1억2800만개 건물의 산사태 민감도를 평가하고 거주민의 사회경제적 취약성을 분석한 '산사태 노출 데이터베이스'(LED)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국토의 약 20%가 산사태에 취약하지만, 실제 거주 인구는 전체의 2%인 650만명에 불과했다. 이들 고위험군 거주자의 80%는 애팔래치아 산맥과 서부 해안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위험에 처한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주로 꼽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도시와 농촌 간의 뚜렷한 격차도 확인됐다. 농촌 지역에서는 산사태 위험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더 취약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도시에서는 산사태 위험이 있는 언덕 지역이 조망권 좋은 고급 주택가인 경우가 많아, 거주민들이 재정적으로 더 여유로운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주도한 조셉 와트먼 워싱턴대 교수는 "산사태 위험이 특정 지역에 국한돼 있다는 점은 오히려 대처를 더 실용적이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지역별, 사회경제적 차이 때문에 획일적인 정책 대신 맞춤형 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미국 지질조사국의 지형 및 산사태 민감도 지도, 오버추어 맵스 재단과 육군 공병대의 건물 정보, 인구조사국의 사회경제적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와트먼 교수는 "이 데이터베이스가 규제 당국과 연구자들이 산사태 위험을 연구하고 주민을 보호할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기를 바란다"며 "일반인들도 자신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교육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