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걸프 국가를 강타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역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걸프 지역 지도자들은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 지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두바이의 한 고급 호텔이 피격됐으며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이 미국 동맹국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하고 미국의 군사 행동을 지지하는 데 대한 대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에미리트 정책센터의 에브테삼 알 케트비 소장은 “이번 사태로 화력선에 있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우리라는 점이 증명됐다”며 “이란은 미군 기지를 겨냥한다는 명분 아래 걸프 국가를 먼저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오판이라도 이 지역을 공개적인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걸프 국가들은 이번 공격을 주권 침해이자 명백한 침략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 무역과 물류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분쟁이 확대될 경우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다. 한 걸프 지역 소식통은 이란이 석유 부국을 겨냥함으로써 전장을 ‘국제화’하고 세계 석유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걸프 지역 분석가 압델칼레크 압둘라는 이란이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를 적으로 돌리는 전략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은 미군 기지를 목표로 한다고 믿을지 모르지만, 걸프 국가들은 이를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진행한 간접 협상에서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역내 민병대 지원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해당 문제를 미국 없이 역내 국가들과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보증 없는 안보 협의체는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폴 살렘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핵 협상 압박에서 이란 정권 교체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3년 이라크 침공과 같은 대규모 지상전 대신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미군 피해를 최소화하는 제한적인 공습 작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쟁이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에너지 기반 시설이나 미군 기지 등으로 확산될 경우 미국과 걸프 지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칠 정치·경제적 위험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