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아벨(Greg Abel) 버크셔 해서웨이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첫 주주서한을 통해 워런 버핏의 경영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벨 CEO는 막대한 현금 보유고를 신중하게 운용하고 '요새 같은' 재무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벨 CEO는 주주서한에서 "우리의 유동성 수준과 자본 배치가 의도적이고 신중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4년 봄 이후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다. 버핏과 마찬가지로 아벨 역시 배당을 시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아벨 CEO는 약 3733억 달러(약 538조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현금 보유고를 서둘러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버핏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라고 칭하며 "버크셔에 대한 신뢰는 이제 나에게 맡겨졌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아벨의 첫 서한이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CFRA 리서치의 캐시 사이퍼트 애널리스트는 "그는 리더십 교체에도 불구하고 버크셔 프랜차이즈가 계속될 것이라는 연속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고,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보험 부문 수익 감소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102억 달러에 그쳤다. 순이익은 석유 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지분 상각 45억 달러가 반영돼 3% 줄어든 19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도 하락세를 보였다. 연간 영업이익은 6% 감소한 444억 9000만 달러, 순이익은 25% 감소한 669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버핏은 이전부터 주식 투자 평가액 변동이 반영되는 순이익 수치에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해왔다.
아벨 CEO는 자회사들이 직면한 과제도 언급했다. 자회사 퍼시피코프(PacifiCorp)는 2020년 산불과 관련해 5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소송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아벨 CEO는 "퍼시피코프는 최후의 보험사가 아니며 '돈 많은 주머니'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아벨 CEO는 BNSF 철도와 쇼 바닥재 회사 등 일부 자회사의 실적 부진에 대해 버핏보다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각 사업부는 CEO에게 책임이 있으며, CEO는 끊임없이 운영 효율성을 추구하고 실적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버거 버먼(Neuberger Berman)의 댄 핸슨은 이를 두고 "결의에 찬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