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자국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걸프만 아랍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비롯해 '중동의 평화 오아시스'로 불리던 지역에 전쟁의 공포가 확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이란이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걸프만 전역의 미군 기지와 전략 시설을 목표로 보복 공격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전쟁 전부터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군이 자국 영토를 이용해 공격할 경우 해당 국가들을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공격이 발생한 두바이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서는 폭발음과 함께 고급 호텔 인근에서 연기 기둥이 치솟았다. 해변에 있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대피했고 상공에서는 요격 미사일이 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특히 두바이는 이스라엘과 달리 방공호나 경보 시스템이 없어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미사일 요격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공습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고 주민들은 발코니로 나와 상황을 지켜보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현장 영상을 공유했다. UAE에서는 낙하 파편으로 주민 1명이 사망했다.

다른 걸프 국가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바레인 주둔 미 해군 기지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쿠웨이트 국제공항은 드론 공격으로 여객 건물이 파손됐다. 카타르에서는 발사체가 이주노동자 거주 지역에 떨어져 화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수십 년간 걸프 국가들이 쌓아온 '사업하기 좋은 안전지대'라는 명성이 훼손됐다. 항공편이 취소되고 영공이 폐쇄되는 등 경제 활동에도 즉각적인 타격이 발생했다.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래트니는 "이러한 분쟁은 걸프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제 기업들을 불안하게 할 잠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주재원들이 떠나고 싶어 할 것이며 투자의 기반이 된 안보와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의 '비전 2030'과 같은 대규모 경제 개발 계획과 UAE의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투자 등 미래 성장 동력도 이번 분쟁으로 위협받게 됐다. 지정학 분석가 마이클 호로위츠는 "이란-미국 갈등이 장기화한다면 이는 걸프 지역의 '악몽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