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중앙정보국(CIA) 주도 쿠데타부터 핵무기 개발, 대리 전쟁에 이르기까지 약 75년간 적대적 관계를 이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의 쿠데타 지원부터 시작된 양국의 갈등 역사를 정리해 보도했다. 양국의 악연은 1953년 미국이 이란의 모하마드 모사데크 총리 축출을 위해 CIA 공작을 승인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당시 모사데크 총리가 석유 부국인 이란을 소련의 영향권으로 밀어 넣을 것을 우려했다. 이 쿠데타로 왕정이 복원돼 집권한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국왕은 수십 년간 미국에 석유를 공급하고 무기를 지원받는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라비 국왕이 축출되면서 미국의 영향력은 사라졌다.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최고지도자로 부상했고, 같은 해 이란 대학생들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점령해 수십 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 사태는 지미 카터 대통령의 재선 실패에 영향을 미쳤으며, 인질들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 직후 석방됐다. 1983년에는 이란의 대리 세력 소행으로 추정되는 베이루트 미군 기지 폭탄 테러로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 레이건 행정부 시기에는 이란에 억류된 인질 석방을 위해 비밀리에 무기를 판매한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터지기도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2002년 이란의 비밀 핵무기 시설 두 곳이 드러나면서 핵 문제는 양국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한 사이버 공격 '스턱스넷'을 감행하는 한편,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러한 압박 끝에 2015년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 체결됐다. JCPOA에 따라 이란은 핵 시설을 해체하는 대가로 동결 자산 약 1000억 달러(약 144조원)를 돌려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전면 차단했다. 2020년에는 이란 군부 실세였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으로 제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와 예멘 후티 반군 등의 도발에 대응해 중동에 군사력을 급파하고 동맹국과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CIA 쿠데타·핵 개발·대리전…미국·이란 75년 갈등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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