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법원이 미등록 가상자산을 판매한 혐의로 바이낸스를 상대로 제기된 집단소송에서 회사의 중재 요청을 기각했다. 이번 판결로 바이낸스는 투자자들이 제기한 소송을 법정 밖에서 해결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 판결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앤드루 카터 주니어(Andrew L. Carter Jr.) 판사는 바이낸스가 2019년 2월 이용약관에 중재 조항과 집단소송 포기 조항을 추가하면서 이용자에게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2017년 9월부터 2018년 4월 사이 바이낸스에 가입한 캘리포니아, 네바다, 텍사스 거주자들이 2020년 4월 처음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2022년 기각됐으나 2024년 항소법원에서 미국 증권법이 적용된다는 판결과 함께 재개됐다. 이후 2025년 1월 연방대법원은 이 판결에 대한 바이낸스의 상고를 기각했다.

바이낸스는 2019년에 개정된 약관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웹사이트에 업데이트된 약관을 게시하는 것만으로는 개별적인 고지로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용자가 계약 상대방의 일방적인 계약 변경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의무가 없다는 제9순회항소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또한 법원은 설령 원고들이 소송 과정에서 중재 조항을 인지했더라도 해당 조항이 소급 적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캘리포니아 법에 따르면 일방적인 계약 변경이 이미 발생한 청구에 적용되는지에 대해 명시하지 않은 경우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적용이 제한된다.

법원은 집단소송 포기 조항 역시 무효로 판단했다. 법원은 바이낸스 약관의 제목에는 '집단소송 포기'가 언급됐지만, 본문에는 포기 조건이 상세히 기술되지 않아 내용이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약관 작성자인 바이낸스에 불리하게 해석했다.

원고 측은 앞서 2019년 2월 약관 개정 이후 발생한 청구를 자발적으로 취하했다. 이로써 소송 범위는 2019년 이전 행위로 좁혀졌다. 이번 판결로 바이낸스는 민간 집단소송에서 중요한 절차적 장애물을 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