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에서 전직 재무장관을 포함한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살바 키르 대통령 정부의 내부 균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바크 바르나바 촐 전 재무장관이 27일 우간다로 국경을 넘으려다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체포는 지난 8월 해임된 마리알 동그린 아테르 전 재무기획부 장관에 이은 것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전 중앙은행 총재, 전 석유부 차관, 전 국내정보국 장성 등도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수단 정부는 이번 연쇄 체포가 정치적 동기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아테니 웩 아테니 정부 대변인은 현지 매체 '아이 라디오'에 "통화 시스템 내에서 확인된 비정상적인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며 "금융 비리"를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가 꾸려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운동가인 에드먼드 야카니는 "수도 주바의 정치인들 사이에 구금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하다"며 "체포가 안보 분야로 확대될 경우 매우 위험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대니얼 아케치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키르 대통령이 분열된 정치 지형을 통제하기 위해 의존해 온 '빅 텐트' 연정의 축소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정부 균열의 배경에는 심각한 경제난이 자리 잡고 있다. 남수단 경제는 석유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이웃 국가인 수단 내전으로 송유관이 파괴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2023년 수단 내전 발발 이후 송유관 파손으로 남수단 석유 생산량의 60% 이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세계은행은 2024년 남수단 경제가 24% 위축됐다고 추산했다.

키르 정권은 현재 무장 반군에도 직면해 있다.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은 국가 전복 혐의로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키르 대통령은 마차르 전 부통령이 형사 고발된 후인 2023년 9월 그의 직위를 정지시켰으며, 이후 마차르의 동맹 다수가 체포되거나 정부에서 숙청됐다.

마차르의 실각 이후 폭력 사태는 급증했다. 유엔(UN)은 2024년에만 수천 명이 사망하고 2023년 12월 이후 28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추정했다. 유엔 조사단은 남수단 지도부가 내전을 끝내기 위해 2018년 체결된 평화 협정을 "체계적으로 해체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미국은 평화 회담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