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시민 두 명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공 골프장 개조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워싱턴 D.C.의 골퍼 두 명이 5일(현지시간)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100년이 넘은 공공 골프장을 전면 개조하는 과정에서 환경법을 위반하고 국가사적지로 등록된 공원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의 공공 공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시도에 반발하는 일련의 법적 분쟁 중 최신 사례다. 지난해 말에는 역사 보존단체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백악관 동관을 철거하고 4억 달러 규모의 연회장을 건설하는 것을 막기 위한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5일 내무부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장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스트 포토맥 공원 재건축 계획은 1897년 공원을 조성한 의회법을 위반한다. 약 130년 전 제정된 이 법은 공원을 "국민의 레크리에이션과 즐거움"을 위해 설립했다고 명시했다.

이스트 포토맥 골프 코스는 1940년대 인종 통합을 위한 노력으로 국가사적지에 등재됐다. 미국 내 골프장 중 공공 골프장은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고인 워싱턴 거주자 데이브 로버츠는 "이스트 포토맥 골프 링크는 공공 토지로 무엇이 가능한지, 공공 공간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쓰레기 투기장이 되고 특권층과 권력자들을 위한 또 하나의 사유지가 되는 것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비영리단체 내셔널 링크스 트러스트가 보유한 이스트 포토맥과 워싱턴 내 다른 두 골프장에 대한 임대 계약을 종료한 데 따른 것이다. 내무부는 비영리단체가 필수 자본 개선을 이행하지 않고 임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내무부 대변인실은 5일 이메일을 통해 "계류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골프장이 안전하고 아름답고 개방적이며 저렴하고 즐겁고 접근 가능하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이는 세계 최고의 수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5일 저녁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소송장에 따르면 이스트 포토맥 골프장의 공사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백악관 동관 철거 잔해를 골프장에 투기하기 시작했으며, 이 자재들이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는 오염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행정부가 프로젝트의 유해한 환경 영향을 고려하지 않아 국가환경정책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내셔널 링크스 트러스트는 지난해 12월 임대 계약 종료 결정에 "황폐해졌다"며 골프장 관리를 변호했다.

이들은 850만 달러가 골프장 자본 개선에 투입됐으며 자신들의 관리 기간 동안 플레이 라운드와 수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임대 계약 종료가 수백 개의 지역 일자리를 위태롭게 한다고 덧붙였다.

비영리단체는 당분간 골프장 관리를 계속하기로 합의했지만 장기 보수 공사는 중단될 예정이다.

골퍼이기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해 온 워싱턴 외곽의 군 골프장도 개조할 계획이다.

이스트 포토맥 공원 골프 코스의 첫 18홀은 1918년부터 1923년까지 건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