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해외 이주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미국이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인구 순유출을 겪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50여 개국의 거주 허가, 주택 구매, 학생 등록 통계 등을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이민자 유입보다 유출이 많은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이민 규제 강화와 더불어 미국 시민권자들의 기록적인 해외 이주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인들의 주요 행선지는 유럽이며 관련 통계가 급증하는 추세다.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미국인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00% 이상 급증했고 2024년에만 36% 늘었다. 지난 10년간 스페인과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미국인 수는 거의 두 배로 증가했고 체코에서는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독일과 아일랜드에서는 미국으로 이주한 자국민보다 미국에서 온 이주민이 더 많았다. 이러한 '탈미국' 현상은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WSJ가 인터뷰한 다수의 국외 거주 미국인들은 높은 범죄율, 생활비 부담, 정치적 혼란 등을 이주 동기로 꼽았다. 원격 근무의 확산과 유럽 등 해외 생활에 대한 동경도 이주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의 급여 수준은 해외 이주를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기반을 제공한다. 미국 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원격 근무자나 은퇴자들이 유럽에서 생활하며 의료비 등을 절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댈러스 부동산 투자 회사에 근무하며 베를린에서 거주하는 크리스 포드는 "미국은 임금이 높지만 삶의 질은 유럽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미국인들의 이주 행렬은 스스로를 '기회의 땅'으로 여겨온 미국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을 떠나고 싶다고 답한 미국인은 10명 중 1명이었으나 지난해 갤럽 조사에서는 5명 중 1명으로 두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유럽으로 엑소더스…포르투갈 거주자 50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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