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을 펴면서 아동 수천 명을 구금 시설에 수용했다. 일부는 법정 기한을 넘겨 열악한 환경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9개월간 아동 3800명 이상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됐다. 하루 평균 220명 이상의 아동이 구금됐으며 이들 대다수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쪽 딜리 이민처리센터로 보내졌다.
현행 법원 명령은 아동 구금 기간을 20일로 제한한다. 그러나 상당수 아동이 이를 넘겨 장기간 수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권리단체 법률 책임자인 리시아 웰치는 "20일을 넘는 아동이 너무 많아 100일을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며 "이달 방문 당시 100일 이상 구금된 아동이 30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수용소 내부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에 대한 증언도 잇따랐다. 한 어머니는 AP통신에 13세 딸의 사례를 전했다. 딸은 처방받은 항우울제를 받지 못했고 어머니와 함께 있으려는 요청도 거부당하자 플라스틱 칼로 자해했다. 또 다른 어머니는 한 살배기 딸이 고열과 구토 증세를 보였지만 의료진이 해열제만 반복해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아이는 이후 기관지염과 폐렴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 외에도 밤새 켜진 조명으로 인한 수면 방해, 오염된 식수로 인한 복통 등 일상적인 문제도 보고됐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딜리 수용소에는 주로 멕시코 국경을 막 넘어온 이들이 수용됐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에 수년간 거주해 온 가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아이들이 익숙한 학교와 이웃으로부터 강제로 분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국토안보부(DHS)와 ICE는 열악한 처우 의혹을 부인했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은 성명을 통해 "딜리 시설은 가족 단위를 안전하고 체계적인 환경에서 수용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곳"이라고 반박했다. 시설 운영을 맡은 민간 교정업체 코어시빅(CoreCivic)도 "의료 치료가 거부되거나 지연된 아동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코어시빅은 딜리 시설 운영으로 연간 1억8000만달러(약 2592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족 단위 구금 확대는 트럼프 행정부가 시설 감독 책임 부서를 사실상 해체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부터 가족 구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했으며 딜리 수용소는 2024년 폐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이 뒤바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