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확정하자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이 급증하며 가격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한 1월 23일 이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 매물은 1만8662가구에서 2만2142가구로 약 18.6% 증가했다. 이는 서울 전체 증가율 13.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30.3%로 가장 큰 폭의 매물 증가를 기록했다. 서초구는 16.5%, 용산구는 17.7%, 강남구는 15%가 각각 늘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강남3구·용산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해 10월 0.66%에서 올해 2월 0.08%로 크게 둔화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0.31%에서 0.02%로, 용산구는 0.80%에서 0.17%로 각각 낮아졌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예정대로 5월 9일 종료된다. 중과 배제 기준은 기존 '양도일'에서 '계약일'로 변경됐다.

강남3구·용산은 계약 후 4개월, 신규 조정 대상 지역은 6개월 안에 잔금과 등기를 마치면 중과를 피할 수 있다. 5월 9일 이전 가계약이나 사전 약정만으로는 중과 유예를 받을 수 없으며, 매매계약 체결과 계약금 지급 사실이 증빙돼야 혜택이 인정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주택 실거주 의무는 2월 12일 기준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종료일까지 유예됐다. 주택담보대출 전입 의무도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또는 '임대차계약 만료일로부터 1개월' 중 늦은 시점까지 미뤄졌다.

현장에서는 가격을 낮춘 매물이나 세입자 이사비 지원 조건을 내건 매물이 등장하는 등 매도 압력이 커진 모습이다. 강남3구를 포함한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팔려는 매물은 늘고 사려는 수요는 관망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4월 전후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을 전망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 변화로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서울 핵심 지역 공급 부족과 '똘똘한 한 채' 선호, 금리 인하 기대가 겹치면 5월 이후 매물 잠김과 지역 간 가격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유세, 금리, 공급 변수에 따라 이번 속도 조절이 일시적 숨 고르기에 그칠지,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