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존 목표보다 1년 앞선 2028년까지 디지털 유로를 출시해야 한다고 공식 촉구했다. 이는 미국 결제 기업과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공개한 경쟁력 전략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전달됐다. 보고서는 "유럽은 주권적 결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미국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금융 중개가 눈에 띄게 증가해 시급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ECB는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미국 결제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EU의 공식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유로 도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관련 법적 프레임워크 마련이 지연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ECB는 각국 정부와 유럽의회가 올해 안에 법적 기틀에 합의하면 내년부터 시범 단계를 시작해 2029년경 공식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를 포함한 관계자들은 입법 절차가 더딘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절차 가속화를 요구해왔다.

스페인이 제출한 8쪽 분량의 보고서는 EU 기관과 다른 회원국들이 경쟁력과 단일 시장을 강화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보고서는 연구개발, 혁신, 산업 데이터 관리 등 전략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 시장 내 구매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청정 기술 및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이 중국 등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산업 가속기 법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다만 '메이드 인 EU' 대우를 받을 신뢰 파트너 국가 선정 등을 두고 회원국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