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네티컷주 판사가 경찰 호송차량에서 반신불수가 된 흑인 재소자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3명에 대한 혐의를 취하했다.

데이비드 자가자 판사는 8일(현지시간) 오스카 디아즈, 조슬린 라반디어, 루이스 리베라 등 뉴헤이븐 경찰관 3명에 대한 형사 고발을 기각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자가자 판사는 이들에게 기소유예 프로그램을 적용하면서 "피고인들의 행동이 악의적이지 않았다"며 기록 삭제를 허용했다. 앞서 다른 경찰관 2명인 베시 세귀와 로널드 프레슬리는 지난해 경범죄인 무모한 위험 행위를 인정하고 징역형 없이 사건이 종결됐다.

사건은 2022년 6월 19일 발생했다. 당시 40세였던 리처드 '랜디' 콕스는 여성을 총으로 위협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경찰 호송차량에 실렸다. 이 혐의는 이후 기각됐다.

안전벨트가 없는 호송차량이 사고를 피하기 위해 급정거하면서 양손이 뒤로 수갑 채워진 콕스는 머리부터 금속 칸막이에 부딪혔다. 콕스는 이 사고로 가슴 아래가 마비됐다.

경찰 영상에 따르면 콕스는 부상 직후 호송차량 안에서 "움직일 수가 없어요. 이렇게 죽을 것 같아요. 제발,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목뼈가 부러진 것으로 밝혀졌다.

호송차량을 운전한 디아즈는 콕스를 경찰서로 데려갔다. 감시카메라와 경찰 바디캠 영상에 따르면 경찰관들은 콕스를 조롱하며 술에 취했다고 비난하고 부상을 꾸민다고 몰아붙였다.

경찰관들은 콕스를 호송차량 밖으로 끌어낸 뒤 경찰서 안을 질질 끌고 다니다가 유치장에 집어넣었고, 이후에야 구급대원들이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내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라반디어는 콕스를 호송차량에서 끌어내기 전 다리를 움직이고 일어나라고 말했다. 콕스가 "움직일 수가 없어요"라고 하자 라반디어는 "노력도 안 하잖아요"라고 응수했다.

뉴헤이븐 지역 검사실은 검찰과 콕스 측이 혐의 취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경찰관들이 콕스에게 일어난 일에 공감하지만 부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혐의가 취하된 3명의 경찰관은 다음 달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라반디어의 변호인 댄 포드는 "그녀의 유죄나 어떤 잘못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재판의 정서적 부담을 겪을 위험을 피하는 협상된 합의"라고 말했다.

리베라의 변호인 레이먼드 하셋은 경찰관 기소 결정이 "부당하고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하셋은 "경찰청장과 시장이 경찰관들을 표적으로 삼은 행동은 경찰서 관리와 적절한 규정 마련 및 준수에 대한 경찰서의 부족함으로부터 관심을 돌리려는 잘못된 노력이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콕스의 변호인 루이스 루바노는 앞서 콕스와 가족이 형사 사건이 유죄 협상으로 신속히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저스틴 엘리커 뉴헤이븐 시장은 시 당국이 판사의 혐의 취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랜디에게 일어난 일은 비극적이고 끔찍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사건은 NAACP를 포함한 시민권 옹호 단체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콕스는 흑인이며 체포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 또는 히스패닉이다.

이 사건은 2015년 볼티모어 경찰 호송차량에서 수갑과 족쇄가 채워진 상태로 척추 부상을 입고 사망한 흑인 프레디 그레이 사건과 비교됐다.

이 사건은 뉴헤이븐 경찰서의 개혁과 코네티컷주 전역의 재소자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로 이어졌다.

2023년 뉴헤이븐시는 콕스의 소송에 대해 4천500만 달러(약 560억원)에 합의했다.

뉴헤이븐 경찰은 세귀, 디아즈, 라반디어, 리베라를 경찰 행동 정책 위반으로 해고했다. 프레슬리는 퇴직해 내부 조사를 피했다. 디아즈는 해고에 항소해 복직했고 세귀는 항소에서 패소했으며 라반디어와 리베라의 항소는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