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한 이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해상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유조선들이 운항을 멈추고 대기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현지시간)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일부 선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보류하면서 해협 안팎으로 선박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로 향하던 슈퍼탱커 미타케호는 공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오만 동쪽에서 운항을 멈췄다. 이 선박은 걸프만으로 이어지는 오만만 외곽 해역에서 대기 중인 다른 유조선 대열에 합류했다.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산 원유 200만배럴을 싣고 중국으로 가던 유조선 이글 베라크루즈호와 사우디 원유를 운송하던 프론트 뷰티호도 호르무즈 해협 서쪽 입구에서 운항을 중단했다.
일본 대형 선사 닛폰유센(Nippon Yusen KK)은 소속 선단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리스 정부 또한 자국 상선단에 해협 통과를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선사 세 곳도 통과 정책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선사는 미국의 권고를 사실상 항로 폐쇄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를 오가는 가스 운반선 최소 3척이 해협 통과를 피하기 위해 항해를 일시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불안은 시장에도 즉각 반영됐다. 정규 시장은 주말이라 휴장했지만 IG 그룹(IG Group Ltd.)이 운영하는 소매 거래 상품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종가 대비 12% 급등한 75.33달러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및 LNG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다만 해협이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 오전 10시 30분, 최소 17척의 유조선이 해협을 양방향으로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