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이 촉발한 막대한 전력 수요 때문에 미국에서 퇴출 수순을 밟던 석탄 발전소들이 예상보다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트럼프 행정부의 친석탄 정책이 맞물리면서 폐쇄 예정이었던 석탄 발전소들이 예상보다 몇 년 더 가동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5년 석탄 발전량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경쟁력이 높아져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부 발전소는 실제 폐쇄 계획을 철회했다. 테네시강 유역 개발청(TVA)은 이달 석탄 발전소 2곳의 폐쇄 계획을 번복했으며, 다른 4개 발전소도 현재 비상 가동 명령에 따라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수요 급증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컨설팅 회사 ICF는 데이터센터 필요 등으로 인해 2030년까지 미국 전력 수요가 2023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광업협회의 리치 놀란 회장은 "AI 기반 미래의 비용이 미국인들의 전기요금 청구서에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석탄 발전의 부활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어센드 애널리틱스의 게리 도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정치로도 덮을 수 없는 경제성이라는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시시피강 서쪽 시장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로 인해 도매 전기 가격이 하루 중 몇 시간 동안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한다. 쉽게 가동을 멈추거나 재시작할 수 없는 석탄 발전소는 이 시간 동안 손실을 보며 가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경제성 문제로 인해 기존 발전소의 수명은 연장될지언정 신규 투자는 전무한 상황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신규 투자를 촉진하기보다는 기존 석탄 채굴 및 발전 자산의 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EIA 역시 미국의 전체 전력 생산량이 증가하더라도 석탄 발전은 올해 6%, 2027년에는 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부 발전소가 폐쇄되거나 유휴 상태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