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600만달러(약 86억원) 규모의 AI 스타트업이 발표한 보고서 하나가 미국 물류 업계 시가총액 수백억달러를 날려버렸다.
미국 CNBC와 블룸버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AI 기업 알고리듬 홀딩스의 물류 플랫폼 발표를 계기로 미국 주요 물류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불과 몇 년 전까지 노래방 기기 공급업체였던 알고리듬 홀딩스가 있다. 이 회사가 발표한 백서가 글로벌 항공사와 화물 중개업체의 주가를 폭락시킨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급락이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알고리듬 홀딩스의 보도자료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세미캡 플랫폼이 "인력 증가 없이 고객사의 화물량을 300% 이상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 찰스 슈왑과 CBRE 등 전통 금융서비스 및 물류 기업들이 매도세에 휩싸였다.
알고리듬 홀딩스의 투자자 관계 책임자 브렌던 홉킨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역대급 꼬리가 개를 흔드는 사례"라며 당혹스러워했다. 그는 "패닉 상태에 빠진 월가 운송 애널리스트와 통화를 마쳤다"고 전했다.
홉킨스는 "우리가 아는 한 AI는 자체적으로 매일 뭔가를 찾아내 AI가 세상에서 최고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며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정작 알고리듬 홀딩스는 이번 백서가 이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게리 앳킨슨 최고경영자는 "우리 플랫폼은 모든 물류 참여자에게 긍정적"이라며 "빈 차량 운행을 줄여 화주의 비용을 절감하고 운송업체의 생산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료 낭비가 없고 운전자가 빈 차로 운행하는 대신 보수를 받으며 운전할 수 있다"며 "이산화탄소 배출과 도로 혼잡도 대폭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고리듬 홀딩스의 주가는 이날 30% 급등한 1.29달러로 마감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1200만달러(약 172억원)를 기록했다.
앳킨슨 최고경영자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현재 심경을 노래로 표현한다면 어떤 곡을 부르겠느냐는 질문에 "저니의 '돈 스톱 빌리빙'이어야 할 것 같다"며 "오늘이 얼마나 미친 하루였는지를 생각하면 항상 자신을 믿으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지난 2주간 AI를 둘러싼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투자자들은 그동안 성공적이었던 '레버리지를 더하고 모든 것을 사들이는' 접근법 대신 먼저 팔고 나중에 묻는 전략으로 선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알고리듬 기반 모멘텀 전략이 AI 관련 뉴스를 무차별적으로 포착해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