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전역의 농민 수천 명이 5일(현지시간) 수도 아테네 중심부로 수십 대의 트랙터를 몰고 집결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밤샘 집회를 벌였다.

AP통신에 따르면 농민들은 이날 경적을 울리며 아테네 중심가를 가로질러 국회의사당이 있는 신타그마 광장으로 향했다. 경찰은 도심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트랙터 행렬을 호위했다.

그리스 농민들은 지난 수개월간 높은 생산비용과 낮은 농산물 가격, 유럽연합(EU) 보조금 지급 지연 문제로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보조금 지급 지연은 EU 농업 보조금 청구 관련 광범위한 사기가 드러나면서 당국이 모든 신청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집단 처벌에 해당한다며, 정직한 농민들이 빚더미에 앉고 다음 시즌 경작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양과 염소 두창 발병으로 대규모 살처분을 겪은 축산업자들도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이번 시위에 합류했다.

지난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수 주간 주요 고속도로와 국경 통과 지점에서 트랙터 봉쇄로 교통 대혼란을 야기한 농민 대표들과 회동했다. 정부는 연료세 환급과 전기요금 인하 등 일련의 양보안을 내놨다.

농민들은 봉쇄를 해제했지만 정부가 많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리스 중부 라리사 지역 농민조합을 이끄는 리조스 마루다스는 5일 그리스 국영방송 ERT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기본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쟁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값싼 수입품이 그리스 제품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루다스는 "정부는 농업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할 재정적 능력이 있지만 그럴 정치적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농민들은 높은 생산비용과 EU의 남미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에 반발해 48시간 동안 주요 고속도로와 톨게이트, 교차로를 봉쇄하며 시위를 격화했다. EU-메르코수르 협정은 양측이 거래하는 거의 모든 상품에 대한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토요일까지 국회의사당 밖에서 밤을 보낼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