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처방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노화에 따른 성욕 감퇴나 발기부전 같은 증상에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처방 지침 개정을 제안했다. 현재는 심각한 의학적 상태나 부상으로 인한 비정상적 수치 저하에만 사용이 승인돼 있다.
이번 조치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군인들의 작전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테스토스테론 검사와 호르몬 제공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스토스테론이 근력과 활력을 높이는 만병통치약이라는 통념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최근 10년간의 연구를 통해 심장 질환에 대한 우려가 줄고 성 건강에 대한 이점이 부각됐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FDA는 지난해 최신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테스토스테론 약물의 심혈관 질환 위험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경고 문구를 삭제했다. 2023년 발표된 FDA 의무 연구에 따르면, 심장병 이력이 있는 남성 5000명을 2년간 추적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투여군과 위약군 간 심장마비, 뇌졸중 등 발생률에 차이가 없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에서도 테스토스테론 요법이 발기부전, 성욕 등 성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로감, 기억력, 전반적인 행복감 등 다른 지표에서는 개선 효과가 거의 없거나 미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하버드 의대의 샬렌더 바신 박사는 "FDA의 라벨 변경은 환영할 만한 진전"이라면서도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능을 더 잘 정의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분비학회는 전립선암 등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을 평가하기 위해 15~20년의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FDA에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자녀를 가질 계획이 있는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외부에서 호르몬을 공급받으면 신체의 자연적인 호르몬 및 정자 생성 과정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테스토스테론 처방은 2010년대 초반 '로우 T(Low T)'라는 이름으로 피로, 근육 감소 등을 해결해준다는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급증한 바 있다. 이로 인한 과잉 처방 우려가 커지자 2015년 FDA는 효능을 명확히 하고 심장 위험 경고를 추가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