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만 4년을 앞둔 가운데 제3차 평화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두고 양측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우크라이나 문제 제3차 회담의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가 여전히 논의 중이라며 아부다비가 협상 장소로 적합하다고 밝혔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동의하면 새로운 평화회담이 17일 또는 18일 미국에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 회담이 정전, 우크라이나 국내 선거, 대러 제재 및 안보 구조 등 포괄적 의제를 다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차 회담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러시아·미국·우크라이나 3자 참여로 진행됐다.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포로 교환 합의에는 성공했지만 정전과 영토 등 핵심 현안에서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화둥사범대학 러시아연구센터의 정룬위 학자는 "새 회담은 이전 틀을 이어받아 두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 학자는 "첫째는 군사적 차원으로 정전선, 정전 조건, 감독 메커니즘 등의 문제이고, 둘째는 정치적 차원으로 영토, 안보 보장, 제재 등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협상을 통해 전장에서의 성과를 고착화하고 장기적인 안보 조항을 확보하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지역 중 러시아가 아직 장악하지 못한 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크림반도 문제는 협상 의제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실질적 중립화', 즉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비가입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전을 통한 제재 해제를 바라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영토 할양으로 비치지 않는 선에서 정전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장에서의 열세와 서방의 지원 약화로 협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룬위 학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전면적 붕괴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발언권은 점점 작아지고 있으며, 잃는 이익만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 테이블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방안은 표면적 충돌을 동결하고 까다로운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정전을 통해 국내에 설명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든 뒤 크림반도 지위, 장기 안보 구조 등 가장 어려운 문제는 추후 논의로 남겨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자신에게 긍정적인 홍보 자산을 가져다줄 수 있는 의제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근본적 문제 해결을 추구하거나 이를 위한 전략적 방안과 의지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