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친팔레스타인 단체 '팔레스타인액션'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조치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런던 고등법원은 16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지난해 팔레스타인액션을 알카에다, 헤즈볼라 등과 함께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번 판결로 팔레스타인액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백 건의 형사 기소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키어 스타머 총리 정부에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액션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범죄적 피해와 폭력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테러방지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영국 최대 공군기지인 브라이즈노턴 왕립공군기지에서 발생한 피해 혐의를 이유로 이 단체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테러조직 지정으로 팔레스타인액션에 소속되거나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최대 14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중대 범죄가 됐다.

캠페인 단체 디펜드아워주리스에 따르면 테러조직 지정 이후 2780명 이상이 이 단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수백 명은 테러방지법 13조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표지판을 들거나 티셔츠를 입는 등의 활동으로 최대 6개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었다.

팔레스타인액션 지지자들은 이 조치가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시위권과 표현의 자유에 "위축 효과"를 미쳤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됐다.

팔레스타인액션 공동 창립자 후다 암모리가 법적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국제앰네스티, 리버티 등의 단체가 그를 지지했다.

암모리는 네 가지 법적 근거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첫째는 테러조직 지정이 표현의 자유와 시위권에 대한 "불균형적 침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단체의 전술이 영국에서 오랜 전통을 지닌 시민불복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다른 법적 논거로는 정부가 적절한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 팔레스타인액션에 대한 대중의 지지 수준을 포함한 관련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테러조직 지정에 관한 자체 공표 정책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작가 샐리 루니를 포함한 문화계 인사들은 지난해 11월 열린 법정에 증거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 조치가 예술가들에게 법적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정당한 정치적 표현을 범죄화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일반적인 친팔레스타인 시위권은 이번 테러조직 지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변호사들은 팔레스타인액션의 활동이 법정 테러 기준을 충족한다며 심각한 재산 피해가 부분적으로 테러의 정의에 해당한다고 법원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