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10년간 런던의 주택 시장이 영국 전체와 비교해 극심한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부동산 컨설팅 업체 새빌스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런던의 평균 집값 상승률은 9%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국 전역의 평균 상승률은 40%에 달했다.

이는 브렉시트 이전 10년(2016년까지) 동안 런던 집값이 92% 급등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초래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루시안 쿡 새빌스 주택 연구 책임자는 "투표 전후의 정치적 혼란이 구매자 신뢰도에 부담을 줬다"며 "특히 국제적인 수도인 런던에서 가장 심각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나이트프랭크의 톰 빌은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많은 구매자와 투자자가 결정을 미뤘다"며 "특히 런던 금융 부문의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수요를 짓눌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생활비 위기 등이 연이어 겹치면서 시장 둔화는 더욱 심화됐다. 경제학자 제넷 시브리츠는 "연이은 충격 때문에 브렉시트만의 순수한 효과를 분리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는 또한 노동력 공급과 건설 활동을 방해해 런던 전역의 신규 주택 착공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런던의 집값은 평균 소득의 약 12배에 달하는 등 주택 구매 여력은 더욱 악화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런던의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쿡 책임자는 "유럽 접근성, 언어, 문화, 교육 등 런던의 근본적인 강점은 여전하다"며 "향후 10년간 회복력을 증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