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를 관통하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의 응력이 100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해 초대형 지진 발생 위험이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베른대학교 릴리안 버크하드 지구물리학자가 이끈 연구팀은 19일(현지시간) 샌 안드레아스 단층 남부와 인접한 산하신토 단층의 응력이 동시에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두 단층이 연쇄적으로 파열되며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단층은 태평양판과 북미판의 경계를 이루며 매년 수 센티미터씩 서로 엇갈려 움직이지만, 일부 구간은 맞물린 채 움직이지 않아 막대한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두 단층이 만나는 지점인 '카혼 패스'를 '지진 게이트'로 지목했다. 이 지점에서 한쪽 단층의 파열이 다른 쪽으로 번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1812년 발생한 규모 7.5의 라이트우드 지진 당시에도 이 게이트를 통해 두 단층이 연쇄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

버크하드 연구원은 "두 단층이 함께 파열될 경우 지진 규모는 7.4에서 7.8에 이를 수 있다"며 "단일 단층 지진보다 훨씬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로스앤젤레스(LA) 북부부터 샌버너디노, 리버사이드, 코첼라 밸리까지 동시에 피해를 볼 수 있다.

연구팀이 지난 1000년간의 지진 활동을 재구성한 결과, 현재 산하신토 단층의 응력은 3.6메가파스칼(MPa)로 100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샌 안드레아스 단층 역시 2.8메가파스칼로 10년 전 기록을 넘어섰다.

과거 시뮬레이션에서는 두 단층의 응력 차이가 0.3메가파스칼에 불과할 때 연쇄 파열이 발생했다. 현재 두 단층의 응력 차이는 0.8메가파스칼이지만, 양쪽 모두 전례 없는 높은 응력 수준에 도달해 위험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매슈 와인가튼 샌디에이고 주립대 지질학자는 "단층 시스템이 1000년 만의 최고점에 있다는 물리 기반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버크하드 연구원은 "두 단층의 동시 파열은 더 이상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닌 현실적인 가능성"이라며 "남부 캘리포니아는 중대하고 점증하는 지진 위험에 직면했으며, 지금 바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