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씹는 행위 등 지속적인 물리적 힘으로부터 치아 재생 세포를 보호하는 핵심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양 차이 교수 연구팀은 KDM6B라는 효소가 '후성유전학적 기계 조절 장치' 역할을 해 치아 전구 세포를 보호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본 리서치'에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평생 자라면서 강한 저작력을 받는 쥐의 앞니를 모델로 삼아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치아 형성 세포를 만드는 전구 세포에서 KDM6B 효소가 많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유전적으로 KDM6B 효소를 제거한 쥐는 기계적 부하가 가해지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치아 성장에 장애가 발생했다. 해당 쥐의 앞니는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치아 상아질이 얇아졌으며, 상아질을 만드는 세포의 분화에도 결함이 나타났다.
추가 연구 결과, KDM6B의 부재는 전구 세포를 기계적 스트레스에 비정상적으로 민감하게 만들었다. 물리적 힘을 세포 내 칼슘 신호로 바꾸는 기계감지 이온 채널 'PIEZO1'이 과도하게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포 내 칼슘이 비정상적으로 유입돼 전구 세포의 사멸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KDM6B가 특정 유전자(Bmi1)의 발현을 활성화하고, 이 유전자가 다시 PIEZO1의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실제로 KDM6B가 없는 쥐에게서 PIEZO1 발현을 유전적으로 줄이자 칼슘 균형과 세포 생존이 회복됐다.
양 차이 교수는 "우리 연구는 KDM6B가 기계적 힘이 재생 세포에 과부하를 거는 것을 막는 후성유전학적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경로를 통해 조직은 세포 손상을 피하면서 기계적 자극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전통적으로 별개로 연구되던 후성유전학적 조절과 기계 신호 변환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처음으로 확립했다.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이 치아뿐만 아니라 뼈, 연골 등 지속적인 물리적 힘을 받는 다른 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KDM6B-BMI1-PIEZO1 경로를 조절하는 방식의 치료법이 조직 재생을 촉진하고 과도한 기계적 부하와 관련된 질환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