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미세한 물방울이 표면에 닿았을 때 얇게 퍼지는 현상의 원리가 분자 수준에서 밝혀졌다.
일본 도쿄대 산업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노 물방울 가장자리에서 물 분자들의 국소적 배열이 무너지면서 표면에 완전히 퍼지게 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게재됐다.
물방울이 표면에 닿을 때 퍼지거나 둥글게 맺히는 현상은 '습윤성'으로 설명된다. 거시 세계에서는 액체-고체, 액체-기체, 고체-기체 세 경계면의 힘 균형으로 모양이 결정된다.
하지만 나노 크기 물방울에서는 경계선에 작용하는 '선 장력'(line tension)이라는 힘이 중요해진다. 이 힘은 물방울이 표면에 완전히 퍼질 때 그 부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바뀌어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물 분자들이 이루는 국소적인 '사면체 구조'가 물방울 가장자리에서 붕괴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구조적 변화가 선 장력의 부호를 바꾸는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연구팀을 이끈 다나카 하지메 교수는 "얼음 이중층은 친수성 표면에서도 퍼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표면의 화학적 특성보다 분자의 국소적 질서가 습윤성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 코팅이나 생물학적 시스템 등에서 계면 역학과 습윤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