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인체 감염 후 수개월에서 수년간 잠복 상태로 생존하며 질병 재발이나 새로운 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와 독일 베른하르트노흐트 열대의학 연구소(BNITM) 공동 연구팀은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뇌와 같은 '면역 특권'(immune-privileged) 기관에 숨어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면역 특권 기관은 민감한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면역 반응이 약하게 조절되는 부위다. 이 때문에 인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연구팀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와 유사한 구조의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장기간 감염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에볼라 바이러스는 뇌 오가노이드 안에서 최대 120일간 복제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세포에서 이웃 세포로 직접 퍼지거나, 숙주 세포에서 떨어져 나오는 방식으로 전파됐다.
논문 제1 저자인 리나 위더스픽 박사는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에 잠복하는 메커니즘을 상세히 연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존자에게서 나타나는 뇌수막염과 같은 장기 후유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한 장기간 복제 과정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변이하는 현상도 확인했다. 감염 후기 단계의 뇌 오가노이드에서는 결함이 있는 바이러스 유전체와 입자들이 발견됐다.
공동 교신 저자인 구스타보 팔라시오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 특권 조직 내 지속 감염 연구에서 뇌 오가노이드 모델의 잠재력을 보여준다"며 "현재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분디부기오 바이러스 등 다른 필로바이러스 연구로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