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400개'를 싣고 바다에 가라앉은 17세기 난파선의 정체가 30년 만에 밝혀졌다.

18일(현지시간) 영국박물관과 본머스대 공동 연구팀은 1995년 영국 남부 데번주 샐컴 해안에서 발견된 난파선이 1633년 침몰한 네덜란드 무역선 '돔 반 쾰른'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역사학자 이언 프리엘이 발굴한 국립문서기록보관소 자료에 따르면 이 배는 1633년 가을 모로코를 떠나 네덜란드로 향하던 중이었다. 항해 도중 거친 폭풍우를 만나 선체에 구멍이 뚫리면서 침몰했으며, 선원들은 모두 생존한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배에는 모로코 금화 9000개를 포함해 아라비아고무 150자루, 초석 64자루, 염소 가죽 320장 등이 실려 있었다. 대부분의 화물은 침몰 직후 인양됐지만, 400개가 넘는 금화는 약 360년간 바닷속에 남아있었다.

이 금화들은 16~17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이 서아프리카의 순도 높은 금을 얻기 위해 활발히 교역했다는 증거다. 당시 네덜란드는 수입한 외국 금화를 녹여 자국 금화를 만들었고, 이는 세계적인 교역 화폐로 통용됐다.

데이브 파햄 본머스대 교수는 "이번 발견은 17세기 모로코와 저지대 국가, 영국을 잇는 해상 무역이 활발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난파선에서는 금화 외에도 대포와 닻, 주석 그릇, 금 장신구, 도자기 등 다양한 유물이 함께 발견됐다. 이 유물들은 현재 영국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난파선이 발견된 해역은 수심 약 18m 지점으로, 현재 영국 정부에 의해 보호 유적으로 지정돼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