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나 다른 매개체 없이 유전자가 스스로 종(種)의 벽을 뛰어넘는 현장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해양미생물학 연구소 옌스 하더 박사 연구팀은 18일(현지시간) 포식성 박테리아의 '점핑 유전자'가 먹이가 되는 다른 미생물로 직접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유전자가 다른 종으로 넘어가려면 바이러스나 플라스미드(세균 내 유전물질) 같은 운반체에 '편승'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 군집에서 포식 박테리아 '칸디다투스 벨라메니코쿠스 아르케오보루스'가 먹이인 '메타노트릭스 소엥게니'를 사냥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포식 박테리아의 유전물질에 기생하는 점핑 유전자, 즉 인트론이 세포 밖으로 나와 죽은 먹이 세포 안에서 발견됐다. 유전자가 운반체 없이 홀로 종의 경계를 넘은 것이다.

연구팀은 해당 유전자가 고리 모양의 '원형 리보핵산(RNA)' 형태를 띠고 있어 분해 효소에 강한 안정성을 갖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안정성 덕분에 세포 밖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다른 세포로 이동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옌스 하더 박사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에서 점핑 유전자가 원형 RNA를 통해 다른 종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원형 RNA는 인체 내에서도 여러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치며, 암 치료나 코로나19 같은 RNA 백신 개발에도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