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이온을 이론보다 30배 이상 빠르게 분리하는 나노튜브 멤브레인 기술이 개발돼 폐배터리 재활용과 청정에너지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UIC) 연구팀은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질화붕소 나노튜브를 이용해 특정 이온을 초고속으로 선택적으로 운송하는 멤브레인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멤브레인은 수백만 개의 미세한 질화붕소 나노튜브로 구성된다. 이 튜브는 표면에 전하를 띠는 특이한 성질을 가져 이온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
실험 결과 이 멤브레인은 리튬 이온을 이론적 예상치보다 31배나 빠르게 이동시켰다. 다른 이온들에 비해서도 월등히 빠른 속도를 보여, 마치 리튬 전용 '고속도로'처럼 작동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상일 UIC 화학공학과 부교수는 "이론적 예측이나 기존 실험 시스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이온 전도성"이라며 "리튬 이온을 매우 빠르게 운송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소금물 용액만으로 이 멤브레인을 이용해 시계나 계산기 같은 소형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데 성공하며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기술의 원리는 전기뱀장어가 몸속 특수 세포(전기 세포)의 이온 채널을 통해 화학적 기울기를 전기로 바꾸는 방식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소금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에너지를 얻는 '블루 에너지' 발전에도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팀은 향후 이 기술을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연구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비정상적으로 빠른 이온 이동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