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해빙 속 미생물이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특정 화합물을 대량 생산하며, 이 과정이 지구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스대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남극 해빙에서 고농도의 '디메틸술포니오프로피오네이트'(DMSP)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DMSP는 해양 환경에 풍부한 유기 황 화합물로, 극한 환경에서 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화합물이 분해되면 기후 냉각 효과가 있는 디메틸황(DMS)과 메탄티올(MeSH) 가스가 생성된다.
연구 결과, 남극의 겨울철 해빙 속 DMSP 농도는 주변 해수보다 최대 3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월에 최대 면적(약 2000만㎢)에 도달하는 남극 해빙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이는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마이 부텔레지 박사는 "남극 해빙이 DMSP의 집중된 저장소임을 확인했다"며 "이는 극한 환경에서 미생물의 생태적, 생리적 적응을 유지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빙 속 미생물에서 DMSP 합성 관련 유전자가 풍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미생물이 얼어붙고 염도가 높은 해빙 환경에서 스트레스 방지 물질로 DMSP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덜한 해수에서는 DMSP 분해 관련 유전자가 더 많았다. 이는 해수 속 미생물들이 DMSP를 주로 탄소와 황의 공급원으로 사용함을 의미한다.
선임 저자인 툴라니 마칼라냐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구 시스템 모델에 미생물 군집을 구성 요소로 추가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미생물이 기후 냉각에 중요한 황 관련 화합물 재활용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시료는 2022년 7월 남극 탐사선 'SA 아굴라스 2호'를 이용한 겨울철 탐사에서 수집됐다. 강풍과 얼음으로 접근이 어려운 동계 남극해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희소성이 매우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