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수익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현지에 재투자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은행은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상호 국제국 과장과 이주현 조사역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해외투자 확대가 환율에 미치는 이중적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증권투자는 1403억달러로, 전년 670억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일본의 1028억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대규모 베이지안 벡터자기회귀(LBVAR)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해외투자가 늘면 외환 수요가 증가해 원/달러 환율이 약 0.7%포인트(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소득이 늘면 외환 공급이 늘어 환율이 약 0.4%p 하락했다.

문제는 투자소득의 국내 환류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보고서는 재투자 비중이 1%p 상승할 경우, 투자소득 증가에 따른 환율 하락 효과를 제약해 오히려 환율이 약 0.4%p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일본과 유사한 경로다. 일본은 높은 본원소득수지 의존도에도 불구하고, 높은 재투자 비중이 엔화 약세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의 직접투자 재투자 비중은 2010년 이후 평균 40%로, 독일(28%)이나 대만(18%)보다 높고 일본(46%)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중장기적 환율 안정을 위해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 국내 환류를 촉진하고, 기관투자자의 안정적 환헤지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근본적으로 국내 생산성과 투자수익률을 높여 해외투자의 구조적 유인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