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분의 1미터(m) 수준의 미세한 흔들림이 '제2의 지구'를 찾는 인류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탈리아 산체스-소리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천문 망원경, 기기 및 시스템 저널'에 우주망원경 거울의 안정성이 외계행성 탐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외계행성 탐사의 성패는 망원경 거울 조각들의 정렬 상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에 따라 갈렸다.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는 것은 현대 천문학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하지만 행성은 항성(별)보다 약 100억배 어두워 관측이 극도로 어렵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별빛을 가리는 '코로나그래프' 장치와 이미지 처리 기술을 이용해 행성의 신호를 포착한다.

문제는 망원경 거울의 모양이나 정렬 상태가 피코미터(1조분의 1m) 단위로 미세하게 변하기만 해도 별빛 패턴이 바뀌어 행성 신호를 찾아내기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코로나그래프와 분할된 주 거울을 갖춘 가상의 우주망원경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거울 전체가 크게 휘는 것보다 여러 조각으로 나뉜 거울 사이의 정렬이 미세하게 틀어지는 것이 관측 데이터 분석에 훨씬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체스-소리아 박사는 "지구처럼 가까운 외계행성을 탐지하려면 10분당 2피코미터 미만의 거울 정렬 안정성이 필요했다"며 "이는 분할 거울의 안정성이 행성 발견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계획 중인 차세대 '거주 가능 세계 천문대'(HWO) 등 미래 우주망원경 설계에 중요한 지침을 제공할 전망이다. 망원경 설계 시 코로나그래프 자체의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거울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