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을 접종한 20대 초반 여성의 자궁경부암 사망자가 5년 동안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 연구팀은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랜싯'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08년 영국이 HPV 백신 국가접종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나온 첫 사망률 분석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20~24세 여성 중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 사례는 없었다. 백신이 없었다면 이 연령대에서 약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백신 프로그램 도입 이후 현재까지 영국에서 약 200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분석했다. 12~13세에 백신을 맞은 경우 30세 이전에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피터 사시니 런던 퀸메리대 교수는 "단 한 번의 접종으로 특정 유형의 암을 거의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번 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은 전체 사례의 99%가 HPV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 영국 암연구소는 "믿을 수 없는 이정표"라고 평가하면서도, 영국의 백신 접종률이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자궁경부암 퇴치를 위해 제시한 접종률 목표는 90%지만, 2024~2025년 기준 영국의 15세까지 여아 접종률은 76%에 그쳤다.
미셸 미첼 영국 암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HPV 백신이 암을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접종률이 가장 낮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2019년부터 남아에게도 HPV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이는 항문암, 구강암 등을 예방하고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