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상했는지 냄새로 알려주고 알레르기 유발 물질까지 감지하는 '전자 코'가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 버클리)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가스 센서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음식의 신선도와 특정 성분을 파악하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소속 연구진도 참여했다.
이 전자 코는 16개의 초소형 가스 센서 배열로 구성된다. 각 센서는 서로 다른 가스 화합물 조합에 반응하며, 센서 표면과 가스 분자 사이의 화학 반응을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
연구팀은 머신러닝을 이용해 딸기, 바나나, 호두, 땅콩 등 7가지 음식의 고유한 냄새 패턴과, 실온에 24시간 및 48시간 방치된 닭고기, 우유, 달걀의 부패 냄새 패턴을 AI 모델에 학습시켰다.
칼라 바실 UC 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 박사과정 연구원은 "가스 센서의 상대적 선택성과 머신러닝의 패턴 인식 능력을 결합해 각 음식과 관련된 '가스 지문'을 분류하는 것이 아이디어"라며 "그 결과 사람의 코보다 훨씬 민감하고 객관적인 센서 칩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장치는 껍질을 깐 호두 한 알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0.05g의 호두 조각 냄새도 감지할 만큼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다른 음식 냄새가 섞인 냉장고나 샐러드 같은 복잡한 환경에서의 성능 검증은 추가로 필요하다.
연구팀은 기존의 금속 산화물 대신 탄소나노튜브를 전도성 물질로 사용해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상온에서도 민감도가 높고, 고온에서 손상될 수 있는 다양한 가스 감지 물질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덕분에 복잡한 공정 없이 간단한 '드롭 캐스팅' 방식으로 센서 칩을 제작할 수 있었다.
바실 연구원은 "냉장고가 '브로콜리가 곧 상하니 빨리 드세요' 또는 '닭고기는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라고 알려주는 스마트 냉장고가 이 기술의 훌륭한 적용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아이폰 앱으로 작동하는 휴대용 버전의 전자 코를 제작했으며, 앞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감도와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KAIST의 김민현, 김일두, 박인규 연구원이 저자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