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인원도 인간처럼 개체마다 고유한 인지 능력을 지녔으며, 그 인지 구조는 인간과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뤼네부르크 로이파나대 마누엘 본 박사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보노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 4종의 대형 유인원 48마리를 대상으로 1년 반 동안 6가지 인지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연구 결과, 같은 종 내에서도 개체 간 인지 능력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으며 이러한 차이는 연구 기간 내내 대부분의 과제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유인원이 속한 집단, 과거 연구 참여 경험, 성별, 양육 환경 등이 인지 능력 수행을 예측하는 강력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인간의 인지 구조와 다른 패턴이 발견됐다. 비사회적 과제(추론 등)의 수행 능력은 서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사회적 단서에 의존하는 과제(인간 실험자의 시선 따라가기 등)의 수행 능력은 서로 연관성이 없었다.
이는 다양한 인지 능력이 서로 연결된 인간의 경우와는 다른 결과다. 연구를 이끈 본 박사는 "인간의 관점에서 기대했던 인지 구조의 묶음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는 매우 흥미롭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표본 크기가 작다는 한계가 있지만, 유인원의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도구를 더 정밀하게 개발하고 개체별 발달 과정을 추적하는 장기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