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이용해 항생제 내성이 강한 '슈퍼박테리아' 임질균을 잡을 새로운 항생제 후보 물질이 발견됐다.
미국 하버드대 위스 연구소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공동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AI로 새로운 임질 항생제 후보 물질을 발굴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질은 매년 전 세계에서 수천만 건이 발생하는 주요 성병 중 하나로, 원인균인 임질균이 항생제에 빠르게 내성을 갖게 돼 치료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30여년 만에 새로운 계열의 경구용 항생제 2종이 승인됐지만, 이 역시 내성균 출현이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먼저 3만8650개 소분자 화합물이 임질균 성장을 억제하는 능력을 실험해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고, 이를 AI 딥러닝 모델에 학습시켰다.
이후 AI 모델을 활용해 약 600만개에 달하는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가상으로 탐색했다. 그 결과 기존 항생제와 화학 구조가 전혀 다른 새로운 후보 물질 2종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유망한 후보물질 'A1'은 임질균이 세포벽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알라닌 라세마제'라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항생제와는 작용 원리가 다른 새로운 방식이다.
연구팀은 인체 질 조직을 모사한 '질 오가노이드' 모델과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해당 후보 물질이 임질균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멜리스 아나타르 박사는 "발견된 후보물질이 임상 약물이 되기까지는 추가적인 최적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로 구축한 AI 발굴 시스템은 향후 새로운 항생제 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