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갑작스러운 폭식 충동이 경구피임약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시간주립대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지 '자마'(JAMA)에 경구피임약 복용이 여성의 폭식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15~30세 여성 422명을 대상으로 약 두 번의 월경 주기에 해당하는 49일간 폭식 행동과 피임약 복용 여부를 추적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위약(가짜 약)을 먹는 날보다 약효가 있는 활성 피임약을 복용하는 날에 폭식하는 경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우울한 기분이나 다른 약물 복용 등 폭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통제한 후에도 동일하게 유지됐다.
폭식은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 섭식장애로, 우울증이나 약물 남용 등 다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연구 과정에서 흥미로운 현상도 관찰됐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식습관을 꾸준히 기록하자 폭식 횟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섭식 패턴을 인지하고 통제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피임약과 폭식의 일상적 변화를 살핀 첫 대규모 연구지만, 예비적인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이 결과만으로 피임약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노스웰 헌팅턴 병원의 디나 하일루 박사는 "흥미로운 결과지만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자궁 내 장치(IUD), 질 고리 등 다른 형태의 호르몬 피임법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일루 박사는 피임약 복용 중 폭식이나 식탐 증가가 걱정된다면 식단 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글로 확인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정서적 지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