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년 전 초기 동물의 3차원 신체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발생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독일 예나대학교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동물 계통 중 하나인 빗해파리(Ctenophora) 배아를 이용해 100년 전 '조직자'(organiser)의 존재를 증명한 실험을 재현했다.

연구팀은 한 빗해파리 배아의 원구(blastopore) 조직 일부를 다른 배아에 이식했다. 그 결과 이식받은 배아에서 두 번째 몸통 축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식된 세포가 주변 세포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신체 구조를 만들도록 '조직'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번 발견은 동물의 3차원 신체 구조를 형성하는 좌표계 역할을 하는 조직자 메커니즘이 약 7억년 전 다세포 동물이 출현할 무렵부터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안드레아스 헤이놀 교수는 "빗해파리 계통은 약 7억년 전 우리와 갈라졌다"며 "신체 축을 형성하는 이 핵심 메커니즘이 동물 다세포성의 여명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빗해파리의 조직자 조직을 진화적으로 약 6000만년 후에 갈라진 말미잘 배아에 이식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종 이식임에도 말미잘 배아에서 추가적인 몸통 축이 형성됐다. 연구팀은 "수천만년에 걸친 이종 간 조직 이식이 성공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1924년 한스 슈페만과 힐데 망골트가 양서류 배아 실험을 통해 처음 발견한 '슈페만-망골트 조직자'의 보편성을 증명했다. 복잡한 동물 신체의 기본 구성 원리가 다세포 동물의 기원과 함께 매우 일찍 확립됐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