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의 주범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PP)이 실제로는 손상된 세포 핵 물질을 배출해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니가타대 뇌연구소 연구팀은 APP의 이같은 새로운 기능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APP는 효소에 의해 잘려나가 뇌 속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만드는 모체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이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잘려나가기 전의 APP 단백질 자체의 기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노화나 산화 스트레스로 세포핵이 손상되면 DNA 조각 등 '핵 폐기물'이 세포질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정상적인 APP는 이 핵 폐기물을 세포 밖으로 배출시켜 신경세포의 염증 반응과 사멸을 막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은 리소좀이 세포막과 융합해 내용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리소좀 외포작용'을 통해 이뤄졌다.
반면 APP 발현이 줄어들거나 가족성 알츠하이머병 관련 돌연변이 APP를 가진 세포에서는 핵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세포 내에 쌓였다. 이는 염증과 세포 사멸 증가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쥐 실험과 사망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조직 분석을 통해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신경세포에서는 핵 폐기물이 축적되고 APP 수치가 감소한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마쓰이 히데아키 교수는 "APP가 해로운 아밀로이드 베타의 공급원일 뿐 아니라, 핵 스트레스 상황에서 잔해물을 제거하는 세포의 수호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보호 기능의 상실이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신경 염증과 퇴행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