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더 저렴하고 정밀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노광 기술 설계안이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의 신타케 쓰모루 교수는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JM3'에 기존보다 비용을 대폭 낮춘 높은 개구수(high-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광학 시스템 설계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제안된 설계는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기술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마스크 3D 효과' 등 광학적 왜곡을 제거하고 해상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2~3나노미터(nm) 수준의 초미세 회로를 새기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타케 교수는 "현재 최첨단 EUV 장비는 한 대에 수억 유로에 달하지만, 새로운 설계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2~3나노급 미세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며 "기존 장비의 4분의 1 가격으로 기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AI 시대의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 수요 급증으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신타케 교수는 "칩 집적도가 높아지면 신호 이동 거리가 짧아져 에너지 손실이 최소화되고, 발열도 줄어 냉각에 필요한 전력도 아낄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빛을 회로 패턴이 담긴 마스크에 쏜 뒤, 반사된 빛을 거울로 축소·집중시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반도체 핵심 공정이다.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빛을 더 넓은 각도에서 모으는 high-NA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연구팀은 오목거울과 볼록거울 쌍을 2단계로 구성하고, 거울 간 다중 반사를 통해 광학적 결함은 상쇄하면서 높은 개구수를 유지하는 설계 해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설계가 아직 시뮬레이션 단계이며 실제 구현을 위해서는 정밀한 공학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 단계로 실제 EUV 하드웨어 시제품 제작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