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녹고 있는 그린란드의 고대 쓰레기 더미에서 과거 바이킹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미생물군집이 발견됐으며, 우려됐던 고대 병원균의 부활 위험은 현재로선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기술대 국립식품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미생물학 프론티어스'에 그린란드 영구동토층 속 고대 쓰레기 더미의 미생물군집(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그린란드 서부와 남부의 고대 유적지에서 4500년에 걸친 쓰레기 더미 시료를 채취했다. 이 쓰레기 더미는 과거 이누이트인과 10~15세기 정착했던 바이킹 후손(고대 노르드인)들이 남긴 것으로, 동물의 뼈, 배설물, 조개껍데기 등이 섞여 영구동토층에 얼어붙어 있었다.
연구팀은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시료에서 총 1207종의 박테리아를 확인했다. 특히 쓰레기 더미는 주변 토양보다 훨씬 풍부한 박테리아 군집을 보존하고 있어 과거 인간 활동의 생물학적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분석 결과, 식중독의 원인인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 박테리아는 바다표범 가죽이 썩고 있던 쓰레기 더미에서, 동물의 장에 사는 '롬보우트시아' 등은 동물 사체가 많은 곳에서 발견됐다. 이는 고대인들이 바다표범을 사냥해 식량과 가죽을 얻었으며 가축을 사육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또한 보툴리누스 중독이나 독성 쇼크 증후군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박테리아와 항생제 내성 유전자도 발견했다. 이는 영구동토층이 수백 년간 병원균을 보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이들 고대 병원균이 해빙으로 인해 주변으로 확산할 위험은 낮은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병원균들이 쓰레기 더미 밖으로 멀리 퍼지지 않았고, 녹아서 흘러나온 물에 섞인 미생물은 현대의 환경 미생물로 빠르게 대체됐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코펜하겐 대학의 아네르스 프리엠 교수는 "기온이 더 상승할 경우 병원균 방출 위험이 커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고고학 탐사 시 미생물군집 특성 분석을 정기적인 관찰 항목으로 포함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