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안나 패리스가 일가족과 함께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병원 신세를 졌던 아찔한 경험을 공개하며 겨울철 난방기구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영화 '무서운 영화' 시리즈로 유명한 패리스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2019년 추수감사절 휴가 당시 겪었던 사고를 회상했다. 당시 그는 남편 마이클 배럿을 포함한 12명의 가족과 함께 미국 레이크 타호의 한 주택을 빌려 머물고 있었다.

패리스는 "모든 난방 기구를 켜고 창문을 닫아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이 걸려있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일산화탄소는 냄새가 없고 치명적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가족들은 두통과 졸음, 무기력증을 느꼈지만 고산 지대 증상이나 숙취 때문이라고 가볍게 여겼다. 그러나 응급실에서 아버지의 혈액 검사를 통해 일산화탄소 중독 진단을 받으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패리스는 "소방관에게 '정말 운이 좋았다'는 말을 들었던 흐릿한 기억이 있다"며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위험은 특정인의 경험에 그치지 않는다. 호주에서 최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스나 나무를 연료로 쓰는 난방 기구를 사용하는 가정 4곳 중 3곳(72.4%)이 작동하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구비하지 않아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얼라이언스 클라이밋 컨트롤이 진행한 이 조사에서 작동하는 경보기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27.6%에 불과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87.1%가 경보기 없이 생활해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꼽혔다.

고란 수르베브스키 얼라이언스 클라이밋 컨트롤 프로젝트 매니저는 "일산화탄소 노출은 가정 내에서 조용하지만 예방 가능한 위험"이라며 "난방기 사용이 늘고 공간이 밀폐되는 겨울철에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일산화탄소는 불완전 연소 시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기체로, 환기가 잘 안 되는 곳에서 빠르게 축적될 수 있다. 가정에서는 주로 결함이 있거나 관리가 소홀한 가스 히터, 막힌 굴뚝, 실내에서 사용하는 가솔린 장비 등이 주요 발생원이다.

초기 증상은 두통, 현기증, 메스꺼움, 피로감 등 감기와 비슷해 알아채기 어렵다. 하지만 심할 경우 의식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연료를 사용하는 기기가 있는 공간과 침실 근처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할 것을 권고한다. 만약 중독이 의심되면 즉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대피한 뒤 응급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