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심해의 암석에서 1억년 전 우주에서 일어난 거대 폭발의 희귀한 흔적이 발견됐다.

독일 헬름홀츠 드레스덴-로젠도르프 연구소(HZDR)가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태평양 심해에서 채취한 망간각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심해 수백~수천 미터 깊이에서 발견되는 철망간각은 수백만 년에 걸쳐 1mm씩 성장하며 주변 환경의 물질을 흡수하는 독특한 지질학적 기록 보관소다.

연구팀은 이 망간각에서 방사성 동위원소인 '플루토늄-244'의 흔적을 찾았다. 플루토늄-244는 중성자별 두 개가 충돌하거나 매우 강력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r-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희귀 물질이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초신성 폭발의 증거인 '철-60' 동위원소와 플루토늄-244의 분포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철-60은 수백만 년 전 지구 근처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초신성 폭발 흔적을 뚜렷하게 보인 반면, 플루토늄-244는 다른 패턴을 나타냈다.

이는 플루토늄-244가 최근의 초신성 폭발이 아닌, 훨씬 더 오래된 우주적 사건에서 비롯됐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반감기가 약 1560만년으로 더 짧은 '퀴륨-247' 동위원소를 추가로 분석해 이를 뒷받침했다. 퀴륨-247은 망간각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태양계 인근에서 플루토늄-244와 같은 중원소를 생성한 마지막 거대 사건이 최소 1억년 이전에 일어났다고 결론 내렸다.

안톤 발너 HZDR 교수는 "이번 결과는 플루토늄이 중성자별 충돌 같은 매우 드문 우주 폭발에서 기원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월석 샘플을 분석하는 등 관련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